오늘은 하이킹을 하려 계획을 세웠습니다. 테이데 갈 때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았었고 그리 긴 코스는 아니었기에 조금은 여유롭게 아침을 보냈습니다. 테네리페에는 TenerifeOn이라는 사이트에서 다양한 트레일 정보를 얻으실 수 있어요. 또한 일부 트레일(테이데 산 트레일)은 사전 등록이 필요한데 해당 웹사이트 또는 앱을 통해서 등록을 하실 수도 있어요. 날씨 경보 등 여러 실시간 정보들을 알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테네리페에서 하이킹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앱 설치를 해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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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이킹하러 갈 곳은 테네리페 섬의 서북쪽에 위치한 엘 팔마(El Palmar) 마일 근처에 있는 코스였습니다. 이쪽 서북쪽은 고속도로의 연결이 끊긴 지역입니다. 직접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지형 때문에 고속도로를 놓기 힘든 곳이에요. 또한 큰 도시가 없기도 하고요.

구글 네비를 따라 산티아고 델 테이데(Santiago del Teide) 마을에서 갈림길이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빠른 길이라며 TF-436 도로를 알려주었지요. TF-82로 가면 8분 더 느리다고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의심 없이 빠른 길을 따라갔지요. 테네리페 도로 번호들의 구성은 자릿수가 적을 수록 큰 도로입니다. 테네리페에 있는 고속도로는 TF-1, TF-5 이렇게 한 자릿수이고요. 그보다 작은 국도는 두 자릿수, 마을들을 연결하는 작은 길은 세 자릿수이고 합니다. 그래도 구글이 알려줬으니 별생각 없이 따라갔지요.

이 TF-436 길을 따라가면 마스카(Maska)라는 마일이 나옵니다. 처음 갈 때는 잘 몰랐었지만 유명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렌터카로 또는 투어버스를 타고 이 마을로 왔었어요. 지나가면서 봤는데 경치가 정말 뛰어난 곳이더라고요. 문제는 산길을 따라 나있는 도로였습니다. 이 도로의 폭이 정말 좁아요. 산비탈을 따라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인데 이게 그냥 S자가 아니라 거의 유턴하듯이 휘어져 있었어요.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였지요. 그래서 반대편에 차가 커브를 돌면 기다렸다가 가고 그래야 했었어요.

그런데 마스카 마을 가기 전에 차들이 멈춰 서서 움직이질 않는 거예요.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라 좀 복잡한가 보다 생각만 했었지요. 작은 마을에 주차공간도 많지 않을 테고 그러니 혼잡하겠지라는 생각만 했지요.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가도 아예 움직이지를 않는 거예요.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으나 어차피 돌아갈 길도 없기에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반대편에서 버스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커브길에서 다른 차와 껴서 못 움직이고 있었던 거예요. 누구 하나만 양보했어도 저렇게까지 안되었었을텐데....여기서만 30분 넘게 시간을 보내버렸었어요. 8분 일찍 가려다가 30분 넘게 늦어버린 거지요. 그래도 경치 하나는 정말 좋았었습니다. 마스카 방문하시려고 계획을 세우시고 계신다면 되도록 투어를 이용하세요. 아니면 엄청 서두르셔서 아침 일찍 가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에서만 시간을 보내실 수도 있어요.ㅎㅎㅎ
마스카 · 38489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 스페인
38489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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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엘 팔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길거리에 무료로 주차할 만한 공간은 넉넉하게 있었답니다.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닌 것 같은데 길에 주차된 차량이 꽤 되네요. 렌터카가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가 봅니다.



테네리페 온에서 확인을 하면 트레일의 번호와 함께 경로를 지도로 표시해 줍니다. 표지판에서도 트레일 번호와 함께 안내를 잘 해주기 때문에 길 찾기가 쉬워요. 그리고 등산로 관리도 잘 되어 있었어요. 테이데 산 위에서는 사막과 비슷한 황량한 풍경을 보여줬었는데 이곳 등산로는 푸릇푸릇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섬에서 정말 다양한 식생을 보여주는 게 참 신기하게 보였지요.






가볍게 하이킹을 마치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가라치코(Garachico)나 가보자 가서 밥도 먹고 해보자라고 급 결정을 해버렸어요. 평상시 도심지에서 여행하던 것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여행을 즐겨보았지요.
Garachico · C. Esteban de Ponte, 43, 38450 Garachico, Santa Cruz de Tenerife, 스페인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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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치코(Garachico)는 윤식당2에서도 소개되었던 테네리페 북부의 작은 마을이에요. 이 작은 마을 앞 바다와 뒤에 가파른 산이 보여주는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마을이랍니다. 그래서 윤식당2를 찍을 때 이 마을로 정한 듯해요. 그리고 관광객들도 엄청 많이 방문하는 마을입니다.
마을 안쪽은 복잡하고 주차 공간이 많지도 않기에 외곽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마을로 들어가 봤어요. 작은 마을이기에 걸어서 돌아다녀도 충분하답니다.
Parking · Tr.ª Guía de Isora, 6, 38460 Garachico, Santa Cruz de Tenerife, 스페인
★★★★☆ · 무료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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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하이킹도 하고 해서 배가 고팠기에 우선 밥부터 먹기로 했지요. 가까운 곳에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 있기에 들어가 보기로 했었지요. 주문을 하려던 문어 요리가 지금 안된다고 해버려서 실망하고 급하게 바꿔 감바스를 시켜봤어요. 스페인에서 실패할 일이 잘 없는 요리라 시켰지요. 그런데 이 결정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었어요. 진짜 역대급으로 맛있는 감바스였어요. 올리브유가 너무 맛있어서 자꾸 빵을 찍어 먹게 만들었지요.




함께 시켰던 오징어 구이도 너무나도 맛있었지요. 그리고 테네리페 어느 식당에 가나 만날 수 있는 파파스 아루가다스(Papas arrugadas)를 모호 소스와 함께 시켰지요. 파파스 아루가다스는 소금물에 삶은 감자예요. 우리 강원도 알감자와 비슷한 맛을 가진 감자예요. 모호 소스와 정말 잘 어울린답니다. 이거에 반해서 집에서도 모호 소스를 직접 만들어 감자와 함께 먹고 있어요. 테네리페에 방문하시면 꼭 모호 소스랑 함께 감자를 시켜서 드셔보세요.
Restaurante Galeón · Av. República de Venezuela, 23, 38450 Garachico, Santa Cruz de Tenerife, 스페인
★★★★★ · 해산물 요리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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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든든하게 채웠고 본격적으로 마을 산책을 나서봤습니다. 해안가의 파도는 거친 편이였어요. 테네리페 북부 지역은 남부보다 좀 더 거칠고 바람도 많은 편이라 해수욕장이 발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해수욕을 좋아하신다면 남부 쪽을 가시는 게 더욱 좋아요.




마을 중심부 근처의 한 골목으로 들어가 봅니다. 아마 윤식당2를 즐겨 보셨던 보신 분들이라면 딱 알아보실 골목일 거예요. 지금 윤식당이 있던 그 장소에는 옷 가게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바다도 가까웠고 마을 중심의 광장에서도 가까웠던 곳에 위치하고 있었어요.

테네리페를 돌아다니시다 보면 나무로 된 발코니 집들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이러한 발코니 양식이 테네리페 전통 집들이라고 합니다. 이곳 가라치코에는 정말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아름다운 집들을 많이 만나실 수가 있어요.



윤식당이 있었던 그 골목에서 길을 따라 위로 조금만 가시면 광장이 나오게 됩니다. 수도원과 교회 사이에 있는 광장인데요. 광장 옆에는 아름답게 꾸며진 공원도 있어요. 이 공원 가운데에는 카페도 있어요. 카페에 앉아 바라키토를 즐겨보았지요. 선선한 바람에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마음을 정말 평온하게 만들어주지요.




커피만 마시고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마을 전망대로 올라가 봅니다. 사실 그냥 돌아가려고 하다가 기념품 숍에서 본 엽서 사진을 보고 꼭 한 번 올라가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었어요. 여기를 놓치지 마시고 꼭 올라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마을 전경과 앞쪽의 작은 섬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이곳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한편에는 공원과 기념비가 조성되어 있었어요. 1706년에 테네리페에서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마을 한쪽을 덮쳐서 바다로 흘러내렸었다 합니다. 그때를 추모하기 위해 비석을 세우고 작은 공원을 조성해 놨습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또 산길을 꼬불꼬불 돌아돌아 갔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좀 더 큰 도로인 TF-82를 이용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어요. 더 작은 산길을 접하지 않았고 이 길만 갔었다면 산길에 고불고불 힘든 길이구나라고 느꼈을 테지만 오전에 이것보다 더 한 것을 겪었었기에 그런지 길이 무척이나 넓고 편하다고 느껴졌었습니다. 운전이 능숙하지 않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곳 서북부 지역의 도로를 이용하시지 마시고 많이 돌아가더라도 TF-5 고속도로를 이용하신 뒤 TF-42 도로를 따라 가라치코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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